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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진목의 '잠복' [#81]

교양·라이프시 읽는 토요일 2016년 11월 18일 16:43 윤지은
[한겨레 토요판] 유진목의 잠복

잠복 / 유진목
 
그 방에 오래 있다 왔다 거기서 목침을 베고 누운 남자의 등을 바라보았다 그는 우는 것 같았고 그저 숨을 쉬는 건지도 몰랐다
부엌에 나가 금방 무친 나물과 함께 상을 들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 방에 있자니 오래된 아내처럼 굴고 싶어진 것이다 일으켜 밥을 먹이고 상을 물리고 나란히 누워 각자 먼 곳으로 갔다가 같은 이부자리에서 깨어나는 일
비가 온다 여보
당신도 이제 늙을 텐데 아직도 이렇게나 등이 아름답네요
검고 습한 두 개의 겨드랑이
이건 당신의 뼈
그리고 이건 당신의 고환
기록할 것이 많았던 연필처럼
여기는 매끄럽고 뭉둑한 끝
어떻게 적을까요
이불 한 채
방 한 칸
갓 지은 창문에 김이 서리도록 사랑하는 일을


● 제작진
기획: 한겨레 토요판·한겨레TV, 제작: 목년사, 연출·낭송: 유진목, 촬영: 조형래, 음악: 아를
프로그램 공지사항
매주 토요일 한겨레신문 토요판에서 만나는 시인의 시 낭송 프로그램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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