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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병률의 '여름 감기'[#56]

교양·라이프시 읽는 토요일 2016년 07월 22일 17:17 위준영
[한겨레 토요판] 이주의 시인, 이병률

여름 감기 / 이병률
 
미안하다고 구름을 올려다보지 않으리라
좋아, 라고 말하지도 않으리라

그대를 데려다주는 일
그대의 미래를 나누는 일
그 일에만 나를 사용하리라

한 사람이 와서 나는 어렵지만
두 평이라도 어디 땅을 사서
당신의 뿌리를 담가야겠지만
그것으로도 어려우리라

꽃집을 지나면서도 어떻게 살지
좁은 골목에 앉아서도 어떻게 살지
요 며칠 혼자 하는 말은 이 말뿐이지만
모두 당신으로 살아가리라

힘주지 않으리라
무엇이 해변으로 걸어가게 하는지도
무엇으로 저 햇빛을 받아야 하는지도
무엇으로 이토록 삶에게
안내되고 있는지도 모르리라

하지만 세상에는
공기만으로도 살아가는
공기란(空氣蘭)이라는 식물이 있음을 알았으니
당신으로 살지는 않으리라

물 없이 흙 없이
햇빛도 없이
사람도 없이
나는 참 공기만으로 살아가리라

● 제작진
기획: 박유리, 제작: 한겨레TV, 낭송: 이병률, 영상편집: 위준영, 영상: 이경주
프로그램 공지사항
매주 토요일 한겨레신문 토요판에서 만나는 시인의 시 낭송 프로그램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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